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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제2 홈구장에 관심을 가집시다

최근 KBO리그에는 신축구장 건립 붐이 불고 있다. 잠실, 사직, 문학, 대전구장이 그 대상이다. 이들이 완공된다면 KBO리그에는 20세기에 완공된 홈구장을 찾아볼 수 없다. 이미 잊혀지고 있는 구장도 있다. 바로 제2 홈구장이다.초창기 프로야구는 과거 거점도시와 인근의 지역권 전체를 연고지로 인정하는 광역연고제를 운영했다. 거점도시 인근에 자리 잡은 제2 홈구장도 엄연히 연고 구단의 홈 구단으로 인정받았다. 한때 프로야구단의 절반 이상이 제2 홈구장을 운영했다. 한 시즌 많게는 10번이 넘는 1군 경기를 개최하는 제2 홈구장도 있었다.하지만 2000년 들어 거점 도시 하나만을 연고지로 인정하는 도시연고제가 시행되며 제2 홈구장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연고지가 아닌 지역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개최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제1 홈구장의 잇따른 신축과 리모델링도 변수다. 프로야구단의 숙원과도 같은 수익성 확보는 연고 도시도 작고 구장 크기도 작은 제2 홈구장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또 제2 홈구장 경기를 위해서는 원정 경기처럼 따로 숙소를 잡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여러 문제가 겹치며 제2 홈구장의 1군 경기 개최 비율은 하락세다. 많은 관중을 모을 수 있는 주말경기는 2018시즌 이후 아예 열리지 않았다. 제2 홈구장은 개최 경기의 양과 질 모두에서 소외되고 있다.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 2021시즌에는 제2 홈구장 1군 경기가 한 차례도 없었다. 상황이 조금 나아진 2022시즌에는 총 5경기가 평일에 개최됐다. 이마저도 정규 편성이 아닌 7월 추후 편성된 일정이었다. 그리고 2023시즌 포항과 울산은 각각 6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청주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를 위한 시설 개선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1군 경기 개최가 불투명하다.하지만 제2 홈구장이 단순한 천덕꾸러기는 아니다. 제1 홈구장 대비 절반 남짓한 관중 수용 능력과 적은 배후 인구에도 불구하고 실제 흥행은 괜찮았기 때문이다. 우선 제2 홈구장 경기 대부분이 평일 경기였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완공된 제2 홈구장(울산)이 1군 경기를 개최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까지의 평일 경기 관중 데이터를 들여다보자. 해당 기간 제2 홈구장의 평일 경기 관중 수는 동기간 제1 홈구장의 평일 경기 관중 수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2022년에는 2 홈구장의 관중 수가 1 홈구장보다 많았다. 1 홈구장이 전반기 응원 금지 등의 악재를 만났고, 2 홈구장은 적은 경기 수로 관중이 몰렸다는 점은 고려해도 인상적인 수치다. 제2 홈구장의 관중 동원은 보통의 인식과 달리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제2 홈구장 경기의 원정팀은 수도권 구단이 많았다. 코로나 직전 3시즌은 제2 홈구장 경기 원정팀의 3분의 2가량이 수도권 소재 구단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지방 구단의 평일 경기는 매진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관중 동원은 상대 팀이 같은 지방 구단일 때 훨씬 유리하다.이렇듯 제2 홈구장의 관중 동원 실적은 평일 경기, 수도권 구단 위주 매치업이라는 지극히 불리한 조건에서 쌓아 올린 것이다. 제2 홈구장의 관중 동원 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KBO리그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돌파구도 될 수 있다. 제2 홈구장을 운영하는 지방 구단들의 연고 도시인 부산, 대구, 대전광역시는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각 지자체 중에서도 특히 극심한 지역이다. 프로야구 전체 관중 수도 2017년을 정점으로 지속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구단들은 팬 한 명이 아쉽다. 팬 유입을 위해서는 '직관'만 한 것이 없다. 몇 안되는 제2 홈구장 개최 경기는 해당 도시 거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직관 기회이다. 소재지가 모두 대도시 특례를 받는 다(多)인구 도시이자 공업도시로 소비력을 갖춘 젊은이들이 많다는 이점이 있다. 단순히 인구를 이유로 제2 홈구장을 도외시한다면 서울 구단의 관중 수를 뛰어넘는 지방 구단들이 이따금 생기는 걸 설명할 수 없다. 성적이나 마케팅을 통해 제2 홈구장도 언제든 수도권 구장에 필적하는 관중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김성근 전 감독이 부임한 2015~2016년 한화 이글스가 열풍을 일으킨 시기가 좋은 케이스다. 이 기간 청주야구장 경기는 한 경기를 제외하고 평일 경기에도 관중 1만명을 넘기며 매진을 달성했다.그렇다면 우리는 제2 홈구장의 소외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필자는 평일 경기 편성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우선 주말 경기는 구단의 수익성을 고려해 제1 홈구장 개최가 옳다. 하지만 관중 동원에 큰 차이가 없는 평일 경기만큼은 제2 홈구장에 배분해 신규 팬 유입을 노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또한 2023시즌부터 2연전 체제의 폐지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잔여 경기가 많이 발생한다. 이중 일부를 제2 홈구장에 배정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매일 경기를 열 수 없는 시즌 막바지에는 제2 홈구장에도 주말 경기 개최의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최근 프로야구는 리그 정상 진행이 버거울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프로야구가 4년 만에 팬 곁으로 돌아온 시즌이다. 팬데믹 기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제2 홈구장의 존재에 대해서도 이제는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민경훈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3.04.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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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홈 사직구장 개방형으로 재건축…2029년 재개장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이 개방형으로 재건축돼 2029년 새롭게 문을 연다. 부산시는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 사직야구장을 개방형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새 구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전체 면적 6만1900㎡ 규모, 지하 2층·지상 4층으로 재건축한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전체 좌석 수는 2만3646석에서 2만1000석으로 줄인다. 총 사업비는 2344억원으로 국비 지원 300억원을 받는다. 나머지 비용 가운데 70%는 시 예산으로, 30%는 롯데 측이 부담한다.2026년 7월 새 구장 건설 공사를 시작, 2029년 2월 재개장 예정이다. 재건축 기간 인근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사직야구장의 대체 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우선적은로 검토되고 있다. 사직야구장은 1985년 10월 건립됐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서울 잠실야구장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경기장이다. 노후화로 선수와 팬들의 불만이 높았고, 유지 보수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로 재건축 요구가 이어졌다. 선거철만 되면 야구장 신축 등을 놓고 선심성 공약이 넘처났지만, 마땅한 안은 나오지 않았다. 한때 돔구장 추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부산시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현 위치에 개방형 구장으로 짓는 방안을 결정했다. 새 구장은 관람석 형태를 4가지에서 10가지로 다양화하고 백스톱과 관중석 거리를 20m에서 15m로 줄여 생동감을 높일 계획이다.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른 관람 환경을 고려해 현재 남향인 구장 방향을 45도가량 틀어 동남향으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홈 팬과 원정 팬 좌석 비율은 현재 50대 50에서 60대 40으로 조정한다.또 상업시설, 박물관, 생활체육시설, 지하 주차장(400면) 등 부대시설 7000㎡를 갖춘다. 구장을 지면보다 낮은 '다운 필드'로 조성, 소음 및 빛 공해를 최소화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야구가 없는 날엔 축제와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구장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이형석 기자 2023.03.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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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총재의 현장 행보 "우리의 로비 장소는 야구장"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 KBO 24대 수장으로 취임한 허구연 총재는 지난 24일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났다. 서울시는 잠실 일대에 새 야구장 신축을 추진 중이다. KBO는 이왕이면 비와 미세먼지를 피하고 겨울에도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돔구장 건립을 요청한 상태다. 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오늘은 세부적인 내용보다 돔구장 필요성·활용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돔의 형태라든지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허 총재는 돔구장 필요성과 함께 잠실구장 광고권, 서울 연고 구단 우승 시 환영회 개최 등을 언급했다. 허구연 총재의 행보는 대부분 야구장에서 이뤄진다. 지난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지난 10일에는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과 만나 야구를 관전했다.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야구장 방문은 표심을 잡기에 좋은 이벤트다. 허 총재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역 야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창원, 인천 등을 찾아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진주시를 방문, 조규일 진주시장과 만나 퓨처스(2군)리그 '남해안 벨트' 훈련 시설 건립을 주제로 대화했다. 허구연 총재는 "우리의 로비 장소는 술집과 골프장, 음식점이 아니다. 바로 야구장이다. 필요하다면 8개(서울 연고 3개 구단) 지자체장을 모두 만나겠다. (퓨처스 구장이 위치한) 2군 시장도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구 현안과 관련한 의논이 필요하면 어디든 가겠다는 의지다. 현장 경영의 일환이다. 허 총재는 "예를 들어 구단이 2군 구장의 인조잔디나 조명시설을 바꿀 때도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해설위원 시절부터 야구 인프라를 강조한 허 총재는 취임식에서 "우리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자체가 갑질하면 (야구단이 해당 도시를) 떠나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구장 운영권을 소유하고 있는 지자체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막고, 인프라 개선 및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이끌기 위해서다. 허 총재는 "(모그룹을 둔) 구단이 정부 또는 지자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정쟁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구단이 못하는 역할을 내가 해야 한다. 앞으로 정당 대표와도 만나 소통할 것이다. 법과 조례 개정을 위해 모두 야구인이 '으쌰으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2.04.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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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찾은 오세훈 시장 "돔 구장 건설, 야구계와 의기투합"

24일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경기 시작 1시간여를 남겨두고 구장 입구가 북적였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국제 회의-포상 관광-컨벤션-전시 관광)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잠실의 새 야구장을 돔 형태로 짓는 안건을 오 시장에 보고했다. 해당 사업이 진행될 경우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의 부지는 스포츠·문화시설,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 사업안에는 3만3000석 규모의 야구장도 있다. 앞서 KBO는 잠실이 교통 편의성이 뛰어난 만큼 새 야구장을 돔 형태로 짓자고 서울시에 건의한 바 있다. 비와 미세먼지를 피하고 겨울에도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앞서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한강 변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야구계는 부지 협소, 경기·관람 환경 악화를 이유로 현재 야구장 위치에 신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의가 옮겨졌다. 신축 방안은 상반기 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도 마이스 전체 계획안을 세우면서 돔구장이 건립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 허구연 총재를 비롯해 야구계 의견을 경청하면서 돔구장의 복합적 활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릴 단계는 아니고 의기투합하는 단계다. 돔의 형태라든지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다. 예산 문제가 있어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오늘은 세부적인 내용보다 돔구장 필요성 활용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자리였다"고 전했다. 허 총재도 “돔구장을 야구만 하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돌 그룹 공연 등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며 돔구장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양측은 서울 연고 구단의 우승 공약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허구연 총재가 "만약 올해 서울 연고 구단이 우승한다면 메이저리그처럼 퍼레이드까지 하진 않더라도 거리에서 환영회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를 부탁한다"고 제안했다. 오세훈 시장도 "서울광장에서 환영식을 개최하는 방향을 아주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화답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2022.04.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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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쓴소리 왜 나왔을까…KBO 9개 구장 원정팀 시설의 현실

“프로야구에서 실내 배팅 케이지도 없이 야구를 하는 것이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추신수(39·SSG)는 지난 5일 작심 발언을 꺼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달리 미흡했던 국내 구장의 원정팀 훈련 시설이 문제였다. 경기 중 실내 배팅 케이지를 활용해 타격 훈련이 가능한 MLB와 달리, KBO리그 구장에서 타자들은 따로 경기 중 훈련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주장이었다. ━ 열악한 잠실, 리모델링 거쳐도 아쉬운 사직, 대전, 수원 추신수를 비롯해 KBO리그 관계자들이 가장 비판하는 곳은 서울 잠실야구장이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70년대 설계된 곳이다. 단순 낙후 여부를 떠나 프로야구가 출범되기도 전에 만들어진 탓에 공간 자체가 협소하다. 더구나 홈팀인 LG와 두산이 1, 3루 라커룸을 각자 쓰다보니 원정팀은 오랜 시간 아예 라커룸 없이 잠실을 사용해야 했다. 2013년 뒤늦게 보수 공사로 원정 라커룸이 만들어졌지만, 열악한 상황은 여전하다. 20여개의 라커만 빼곡하게 차 있을 뿐 수십 명의 성인 남성들이 쉬기엔 턱없이 비좁다. 그마저도 라커 수가 부족하니 여전히 복도 신세를 지는 이들이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정 라커룸이 좁아 선수들이 불편해한다. 라커 수가 적다보니 저연차 선수들의 경우 쉴 공간이 부족해 짐을 복도에 두고 쉬어야 한다"고 밝혔다. 샤워실도 부족하다. 잠실의 원정팀 공간은 둘로 나눠져 있다. 라커룸과 별도로 식당과 샤워실이 합쳐진 곳을 원정팀에 제공하는데, 식당의 테이블도 작고 샤워부스 수가 단 3개에 불과하다. KBO리그 1군 엔트리는 28명. 경기 당일 출전하지 않은 이들을 고려해도 20여 명이 씻고 나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시리즈를 끝내고 지방으로 옮기는 팀들에겐 잠실 경기가 더 고역이다. 실제로 지난 6월 10일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잠실 LG전 후 대구로 이동했다가 감기 몸살로 결장한 사례도 발생했다. 씻지 못한 채 온 몸이 땀과 비로 젖은 상태로 에어컨을 쐬면서 지방으로 이동한 게 문제였다. 리모델링을 마친 지방 구장들은 사정이 좀 낫다. 역시 오래된 탓에 공간은 비교적 좁지만, 지자체와 구단의 협조 아래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20여 개 라커룸에 적게는 8개, 많게는 13개의 샤워 부스를 갖춰둔 덕에 잠실에 비하면 불편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여전히 주어진 공간은 제한적이다. 20세기 기준으로 지어진 탓에 공간 배정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리모델링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단 관계자들은 이들 구장에 대해 입을 모아 "여전히 라커룸이 좁고, 라커 수가 부족하다. "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식당이 좁아 휴게 공간이 없고 샤워 시설은 여전히 불편하다. 식사 테이블조차 없는 곳도 있다"면서 "굳이 한 구장을 특정하지 않아도 너무 많다"고 리그 전반적인 환경이 아직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차이는 가장 최근 지어진 광주(2014년 개장), 대구(2016년 개장), 창원(2020년 개장)과 비교하면 여실히 드러난다. 이들 신축 구장들은 원정팀에 30여 개의 라커, 10여 개의 샤워 부스와 30여 평의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가장 최근에 지어진 창원은 감독실, 식당, 트레이닝실을 포함한 원정 팀 공간을 합치면 약 107평에 이른다. 없는 공간을 짜내야 하는 곳과는 환경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 원정팀을 못 쓰는 실내 배팅 케이지, 발상의 전환 가능할까 야구계에서는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 가장 화두에 올랐지만, 추신수가 더 중점에 뒀던 부분은 실내 훈련 시설이다. 취재 결과, 배팅 케이지 시설을 갖춘 곳도 있었지만, 원정팀이 사용하기보다는 우천시 실외 타격훈련을 대체하는 곳에 가까웠다. 고척, 광주, 대구, 창원 등 신축에 드는 구장들은 모두 실내 배팅 케이지를 포함한 실내 타격 훈련장을 보유했지만, 경기 중 훈련 용도가 아닌 우천 상황에 대한 대안에 가깝다. 우천과 상관없이 원정팀을 위한 실내 타격훈련 시설을 제공하는 곳은 고척과 올해 리모델링한 사직뿐이었다. 한편 우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의 경우 원정팀 배팅 케이지는 있지만 사용이 불가능했다. 키움 측은 “원정팀 실내 훈련 시설은 서울시설공단 소속으로 되어있는 곳인데, 공단은 배팅 케이지가 선수용이 아니라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알린 바 있다”고 답했다. 경기중 타격 훈련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KBO리그에서 대타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더그아웃 근처에서 투수의 공을 확인하며 스윙 훈련을 하는데 익숙하다. 메이저리그 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 변화의 목소리가 먼저 나오는 이유일 수도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롯데가 원정팀 실내 타격 훈련장을 만든 것은 메이저리그 출신인 성민규 단장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 리모델링 과정에서 전문가 역할 필요 문제 해결이 정체된 건 아니다. 각 구장의 시설은 느리게나마 꾸준히 개선 중이다. 대부분의 지방 구장들이 최근 수 년간 리모델링을 거쳤다. 추신수의 복귀와 함께 불거진 잠실구장은 올 시즌 종료 후 리모델링이 예정되어 있다. 한 LG 관계자는 "LG, 두산 관계자와 함께 서울시가 리모델링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구단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추신수 본인의 홈 구장인 인천 SSG랜더스 필드도 내년 시즌 내부 리모델링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확실한 해결책이 되려면 과정에서 야구계 관계자들, 현장 선수단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모델링을 거친 지방구장들도 여전히 불만 섞인 소리가 나온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개선하는 어려운 과제인만큼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미다. 허구연 위원은 "선수 경기력이 저하되는 문제인만큼 책임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잠실야구장 리모델링에 전문가 의견이 많이 수렴되길 바란다. 라커룸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제점을 점검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2021.10.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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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SK 야구단을 잘 산걸까

신세계그룹이 인천 SK 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지 9개월이 지났다. 인수 후 첫 시즌인 2021시즌 프로야구를 치르고 있는 SSG 랜더스는 4일 현재 56승 11무 58패로 공동 6위에 자리해 있다. 과연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단을 잘 산 걸까?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 투자는 성공적인 결정이었을까?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SSG의 가치에 대해 ‘중간 평가’를 해봤다. ━ SK의 기 막힌 손절? 지난 2019년 경제전문지 ‘포브스 코리아’는 한국 프로야구 팀들의 가치를 평가해 발표한 적이 있다. SK 야구단은 1546억원의 구단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 가치와 경기장 가치, 연봉·중계·성적을 반영한 스포츠 가치를 합산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SK 야구단을 1352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포브스 코리아’가 평가했던 금액보다 약 200억원 싸게 산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합리적인 가격에 야구단을 ‘득템’한 걸까. 불행히도 현시점에서 야구팬들이 체감하는 평가는 ‘SK가 절묘한 타이밍에 잘 팔았다’, ‘SK의 기가 막힌 손절’ 쪽에 가깝다. 그 이유로 첫손에 꼽히는 게 관중 문제다. 코로나19로 방역 단계에 따라 관중 출입이 제한되고, 이 때문에 2020시즌 프로 구단이 관중 수익은 곤두박질쳤다. SK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적게는 64억원에서 많게는 82억원까지 연간 관중 수익을 남겼다. 반면 지난해 SK의 관중 수는 3만608명, 입장 수익은 단 2억9000여만원에 불과하다. 김재웅 SSG 마케팅팀장은 “올해는 그래도 개막을 관중 30% 입장으로 시작했다. 무관중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굉장히 작은 숫자”라며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야구팬들이 야구장에 안 가는데 상당 부분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경기장에 안 가는 게 ‘뉴노멀’로 자리 잡는다면 관중 입장이 다시 허용된다고 해도 관중을 잡아 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성적이 저조한 것도 리스크다. 추신수 등 굵직한 스타 영입도 있었지만, 상위권에 올라가는데 실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확실하다. 'SK 왕조' 시절의 철벽 마운드나 최근 우승을 만들어냈던 강력한 타선 같은 특유의 팀 컬러도 흐릿해졌다. 또 하나, 더 심각한 문제는 올여름 프로야구의 도덕성 리스크가 폭탄처럼 터졌다는 사실이다. 지난여름 프로야구 일부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숙소에서 술판을 벌였고, 이를 숨기려고 거짓말부터 했다가 팬들의 엄청난 분노를 샀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KBO리그에 치명적인 건 올림픽 부진이나 NC 숙소 사건도 있지만 스포츠를 모독한 과거 승부조작 사건이 제일 컸다. 팬들은 분노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프로야구 팬들의 분노와 불만이 쌓여오다가 올해 방역 위반 파동으로 터졌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야구 실력 이전에 팬들과 인간으로 교감해야 한다. 선수들 스스로 한낱 공놀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SSG는 마케팅과 비즈니스적으로 팬들을 설득하기 가장 힘든 시기에 야구단을 인수한 셈이다. ━ 그래도 희망이 더 크다 스포츠경영 전문가들은 SSG의 혁신적인 마케팅이 희망을 보여준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평가했다. SSG는 야구단을 창단한 후 유통 기업인 신세계그룹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SSG 선수들의 얼굴이 들어간 맥주가 나오고, 스타벅스 유니폼을 출시해 여성 팬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재웅 SSG 팀장은 “우리 모기업은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이다. 동시에 2만명, 3만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야구장이 가진 장점이다. 야구장에 오는 팬들이 SSG 그룹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용배 교수는 “잠실야구장만 해도 서울에서 매일 만 명 이상이 꾸준히 모이는 유일한 장소다. 과거에는 이런 가치에 무지해 외야 펜스 광고가 지나치게 저렴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구장만이 가진 가치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단, 전용배 교수는 큰 그림으로 볼 때 한국 프로야구 전반적인 마케팅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팬들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적극적이고 빠른데, KBO나 구단들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SSG와 야구단의 결합은 많은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인천 시민 전체를 충성 고객으로 만들 기회다. 내년에 정상적으로 관중을 받는다면 섬세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인수 초기 나왔던 청라 야구장을 신축설을 두고 사업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용구 교수는 “스포츠와 쇼핑몰을 연계한 구상이 좋다”면서 “야구장과 쇼핑몰을 결합한 미래지향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지향했다”고 평가했다. 전용배 교수도 “인천이라는 연고지 시장도 괜찮은 편이다”면서 “구단 소유 경기장 건설을 추진해 청라 스타필드와 연계해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야구장이 스타필드의 한 콘텐트가 된다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서·차승윤 기자 2021.10.0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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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야구장 '공약', 시장님들의 '공적'으로 남기를

KBO리그 10개 구단 야구팬들이 동시에 행복해지는 시기가 있다. 지자체 선거 기간이다. 그들이 내건 약속은 모든 팬을 꿈꾸게 한다. 공약대로라면 서울에는 최신식 돔야구장이 이미 세워졌을 것이다. 지방 야구장 인프라도 눈부시게 발전했을 것이다. 4·7 재·보궐 선거도 다르지 않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기 전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이 야외에서 여가와 체육활동을 즐기도록 서울시가 준비해야 한다. 신축 잠실야구장을 내년에 우선 착공하겠다. 노후하고 열악한 잠실구장을 이대로 둘 수 없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야구장 인프라 개선과 관련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잠실구장 이전을 서두르면서 새 구장 신축을 검토하고 ▶잠실구장 광고권을 구단(LG·두산)에 일임하며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 시설과 고척돔 주차 시설을 확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답변서는 '예상대로'였다. 박영선 후보는 "잠실구장 원정팀 라커룸과 샤워실 확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고척돔 주차 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는 더 적극적이다. 그의 캠프는 "영동대로 지하화, 국제교류복합지구 계획에 맞춰 일대의 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도록 (인프라 개발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 구장 시설이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도록 검토하며, 구장 임대료 감면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도 '구도(球都)'의 민심을 잘 읽고 있었다. KBO의 부산 야구 인프라 개선 요청에 김영춘 후보는 "복합문화가 있는 돔구장 건설은 김영춘 후보의 공약 중 하나다. 호텔·공연장·실내체육시설 등을 아우르는 복합문화 시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최동원기념야구박물관을 건립하고, 시민 구단 '부산 자이언츠'를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놨다. 박형준 후보는 "야구장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사직구장을 리모델링할지, 다른 구장을 활용해 신축할지는 고민할 문제다. 새로 만드는 야구장을 멀티플렉스로 개발한다면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선거는 정책 대결보다 도덕성 공방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야구장 인프라에 대해 후보들은 나름대로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지지율이 밀릴수록 파격적인 약속을 하는 것도 예전과 똑같다. 야구장 인프라 개선 요구가 커진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보인다. 전국 각 도시에 멋진 월드컵경기장에 생긴 뒤 야구팬들의 목소리는 곧 정치인의 약속에 반영됐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3년 동안 4000억원을 투입해 돔구장을 짓겠다. 최동원·선동열·김인식 등 유명 선수와 감독 이름으로 민간 펀드를 만들어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 시절 돔구장을 약속했던 박원순 시장도 2015년 "제대로 된 돔구장을 잠실에 짓겠다"고 했다. 정치인의 야구장 공약(公約)은 대부분 공약(空約)에 그쳤다. 개발 정책이 여러 이해와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걸 풀어내는 게 정치 리더십이지만, 지자체장들은 인프라 개선안을 보류했다. 그런데도 선거 때면 어김없이 비슷한 공약이 나온다. 이번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제적으로 요청서를 보내 답을 받았다.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정치인의 공약 이행 여부는 빠짐없이 기록되고 있다. 선심성 공약은 훗날 역풍을 맞는다. 메이저리그(MLB) 시절부터 야구장에 가장 먼저 출근해온 추신수(39·SSG)가 잠실구장에 일찍 나와도 이용할 수 있는 훈련 시설이 없었다. 그는 낙후된 시설을 개선해달라고 발언했다. 이대호(39·롯데)도 "선거철마다 (인프라 개선을) 이야기한다. 좀 지켜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야구장 인프라 개선은 단지 공약에 그치기엔 매우 아까운 측면이 있다. 정치 이념을 뛰어넘어 시민들의 복지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서로 비슷한 공약을 발표하는 것이다. 이제 선거보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 시민들은 공약을 공적(功績)으로 만드는 정치인을 기대하고, 또 기억할 것이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1.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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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야구의 성지’ 이천베어스파크의 새출발

두산 '화수분 야구의 성지'라 불리는 이천베어스파크가 새단장을 마쳤다. 두산은 1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신축 베어스파크의 준공식을 갖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정원 (주)두산 회장을 비롯해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윤병집 이천시 부시장, 김승영 두산 사장 및 김태룡 단장이 참석했다. 또 OB(두산 전신)시절 레전드 박철순과 김유동, 김상호 등도 자리를 빛냈다. 2013년 7월 첫 삽을 뜬 베어스파크는 박정원 회장의 '사람을 키워 사업을 성장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사람을 키운다'라는 철학이 잘 묻어난 곳이다. 박 회장은 평소 아마추어 선수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구단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지를 방문해 훈련시절을 보고 국내에도 메이저리그에 뒤지지 않는 연습장을 건설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야구장을 비롯해 부대시설, 숙소 등 모든 설계 과정을 직접 챙기며 신축공사를 주도했다. 총 공사비 550억원이 든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신축 베어스파크는 크기부터 남다르다. 대지 면적 2만4159평(기존 1만3000평)에 주경기장과 이천시 리틀야구 활성화에 도움이 될 보조경기장, 선수들의 휴식과 체력단련의 요지인 클럽하우스와 실내연습장까지 갖추고 있다. 좌우 100m, 중앙 125m로 잠실야구장의 크기와 똑같이 만들어진 주 경기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직수입한 펜스와 흙, 그라운드내 천연잔디 설치로 선수들의 플레이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구장 내 불펜의 크기를 확충한 것은 물론 불펜 뒤에 따로 타격 연습장을 설치해 경기에 나가지 않는 선수들이 타격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더그아웃 뒷 편에 마련된 치료실과 전력분석실도 선수들을 위한 구단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황병일 두산 퓨처스(2군) 감독은 "선수들이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클럽하우스(지상 1층~4층)는 선수단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1인1실 숙소 운영 및 훈련 전념을 위한 호텔식 관리에 중점을 뒀다. 선수들의 체력 단련과 부상 방지, 효율적인 재활을 위해 무려 15억원을 투자해 마련한 생체분석실과 아쿠아치료실, 체력단련실은 신축 베어스파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7억원의 설치비를 들인 아쿠아치료기(가로 7.5)는 아시아를 통틀어 단 3개 뿐이다. 국내에는 삼성의료원이 이 치료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이즈는 두산보다 작다. 외국에서는 한신 타이거즈가 운영하고 있다. 클럽하우스 안에 마련된 실내 연습장(50mx50m)은 우천과 동절기 시에도 선수들의 훈련을 가능하게 했다. 투수들이 투구 연습을 하는 불펜에는 투수판과 포수가 앉는 홈플레이트 위쪽에 스토브를 설치해 겨울에도 선수들이 따뜻하게 훈련을 하도록 배려했다. 지난 6월 중순에 연습 경기차 국내에 들어와 신축베어스파크를 둘러본 일본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이 연신 "놀랍다"는 말을 외칠 정도로 잘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외에도 신축 베어스파크에 마련된 이벤트 시설과 조경물 등은 이곳이 단순한 야구 훈련장에서 야구공원으로 탈바꿈하는데 큰 힘을 줬다. 김승영 사장은 "우리 젊은 선수들은 이곳에서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꿈을 키우시길 바란다"면서 "구단에서는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 2014.07.01 13:09
야구

‘야구계 환영 vs 예산 문제’ 잠실 돔구장 건설되나

잠실에 돔 야구장이 건립될 수 있을까. 서울시는 송파구에 위치한 종합운동장 단지에 2020년까지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이 포함된 영동 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종합운동장 부지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단지로 꾸며진다. 현재의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돔 구장을 건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은 논의 단계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의 김창호 주무관은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5월 말에 복합단지 용역 착수를 했고 9월 말에서 10월 초에 기반시설 정비에 대한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돔 구장 건설은 그 과정에서 나온 여러가지 안 중 하나였을뿐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잠실구장은 1982년 7월 개장했다. 지은지 30년이 넘어 야구계에서는 신축 또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지난해 6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청책토론회에서도 이같은 얘기가 나왔다. 야구계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서울시가 장기 계획으로 다목적으로 활용할 돔 구장을 구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와 두산 구단도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잠실 돔 구장 건설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게 야구계의 목소리다. 한 야구계 인사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잠실만큼 교통 시설이 잘 돼 있고 접근성이 뛰어난 장소가 없다"면서 "돔구장이 들어서면 연간 30경기 정도 우천 취소 경기가 사라진다. 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같은 국제 대회를 유치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문제는 역시 예산이다. 2015년 2월 완공 예정인 서울 구로구 고척돔은 사업비가 2500억 원 가까이 들었다. 그보다 규모가 클 잠실 돔 구장은 5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의 추정이다. 서울시는 잠실 돔 구장을 짓게 될 경우 민간 자본 유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설 중인 광주 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새 구장은 연고지 구단인 KIA와 삼성이 각각 300억 원, 675억 원을 부담했다. 잠실 돔 구장을 건설할 경우 LG와 두산이 일정 부분의 사업비를 내야할 수도 있다. 정금조 부장은 "새로운 구장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민자 유치나 컨소시엄은 결과물이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동안 여러 지자체의 사례에서 봤다. 서울시가 새 구장의 위치로 어디가 가장 좋을지도 좀더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일부에선 고척돔이 프로야구단을 유치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막대한 예산을 써가며 돔 구장을 또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3.11.22 07:00
스포츠일반

한선교 KBL 총재 “우선 과제는 전용체육관 확보”

국회의원 한선교(52) 신임 KBL(프로농구연맹) 총재를 6일 KBL 총재실에서 만났다. 한 총재는 "프로농구의 영광을 되살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광으로 유명하다."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가 해방 이후 첫 금메달을 땄다. 선수뿐만 아니라 그때 대한체육회장이었던 김택수 회장까지 좋아할 정도였다. 닥치는대로 운동을 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는 등록된 배구선수였다. 1984년 MBC에 입사했다. 프로야구 MBC 청룡(LG 트윈스의 전신)을 응원하러 1년에 잠실야구장에 50번은 간 것 같다."-그 중에서도 농구에 빠진 이유는."청계천 헌책방 사이에 중고 스포츠 용품을 파는 체육사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거기서 50원 짜리 중고 농구공을 샀다. 그 공을 들고 집 근처 보성고에 가서 고등학생 형들과 농구를 했다. 내가 공 주인이니 언제나 주전이었다. 형들이 '제2의 신동파'라고 띄워줘 신나게 농구에 빠졌다. 지금도 슛감이 좋긴 하다. 자유투 10개를 던지면 7~8개는 들어간다. 농구에 재미를 붙여 YMCA 농구교실에서 제대로 농구를 배웠다. 한 달에 2500원으로 당시로서는 적잖은 수업료였지만 농구가 좋아 혼자서 배웠다." -KBL의 최우선 과제는."전용체육관 확보다. 거기서부터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과 유소년 저변확대, 그리고 심판 기량향상이 시작된다. 지금 상황에서 신축은 어렵다. 지자체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체육관을 장기임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는 설 연휴기간에 맞춰 열흘 정도 프로와 아마추어 팀이 함께 뛰는 컵대회를 만들 것이다. 농구대잔치의 추억을 되살리고 대학의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김승현 사태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혔는데."지금은 프로농구의 위기다. 기존 대스타를 활용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김승현 사태의 본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내가 할 일은 해당 구단과 선수의 갈등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풀어보자는 것이다. 해결과정 자체가 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재야 농구박사로 통한다. 감독이 된다면 어떤 농구를 하고 싶나."과찬이다. 팬으로서 말하자면 공격적이고 과격한 농구를 좋아한다. 심판은 휘슬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3초룰이 너무 엄격해서는 안 된다. 골밑에서 몸싸움이 치열해야 팬들이 좋아한다. 반대로 속공을 막는 의도적인 파울에는 퇴장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 공격농구가 우선이다."-주량이 센 농구계에서도 통하는 주당으로 알려져 있는데."박한 전 고대 감독님과 한 번 대작한 적이 있다. 내 소문을 듣고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 주시더라. 그렇게 잔이 오가길 대여섯 번이었다. 그러더니 날 인정해주시더라. 그때부터 나는 농구인이 됐다(웃음)."-농구 중계 캐스터가 꿈이었다는 얘길 들었는데."농구장 맨 윗자리에서 혼자 연습을 많이 했다. 하지만 스포츠 담당 선배들을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우연히 1994년 농구대잔치 한 경기를 중계한 적이 있다. 평이 좋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인천방송에서 3번 정도 한 적이 있다."-올 시즌 올스타전 때 캐스터석에 앉을 생각은 없는가."괜찮은 아이디어다. 긍정적으로 고려해보겠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2011.09.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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